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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진

능소화~!!

by 난우리 2010. 8. 3.
   

  꽃이라면 이쯤은 되어야지......

  주황색 비상등 켜고 송이송이 사리엔 울리고

  하늘마져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 쯤은 되어야지

   모처럼 찾아온 휴일아침 창밖으로 흘러내리는 장맛비의 빗줄기가 잦아들 생각은 않은채 장대비가 쏟아 내립니다

   배낭을 꾸려 단단히 채비를 한채 산길을 나서보지만 우의속엔 땀과 습한 공기로인해 이내 지치게 만들고

   산정으로 향하는 걸음은 게으럼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조망이 있어도 빗물에 익숙치 않은 카메라를 꺼집어 내는것 조차 어려워

   영축산 산정으로 향하는 걸음은 백운암 안부에서 돌아서며 절 집 앞마당의 능소화를 그려볼 생각에 하산길에 접어듭니다 

   옛날에는 양반집에만 심는 귀한꽃이지만 요즘은 어디서나 볼수있는 흔한 꽃이지요 임금님의 눈에들어 하룻밤을 보낸후 후궁들의

  시기와 질투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아 담장 너머 고개를 내밀고 이제나 저제나 임금이 오기를 기다리다 죽은 소화의 전설이 전해져

  오는 능소화...

   소화란 궁녀를 묻은 자리에서 피어난꽃은 귀를 활짝 열고 님이 오는 소리를 들으련듯 나팔처럼 활짝 피었다는 슬픈 전설의 꽃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 칭하는 이유는 그먼옛날 복숭아 빛 같은 빰에 자태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여의 이야기이지요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

   소에 한번도 찾아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

  른 여인네가 한 둘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떠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기거 하게 되었는데..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른채 마냥 임금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

  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 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러 지지 않은 채 담장 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 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

  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합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해야 합답니다

   장미는 그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어 나무

   에, 돌담에 몸 기대어 등을 내거는 꽃 능소화꽃…

  당신이  떠난 줄 알지만 저는 자주 놀랍니다. 낮은 발소리에도 놀라고 낙엽 뒹구는 소리에도 놀랍니다. 나뭇잎이 공연히 떨어지고

  발소리가 저 혼자 날리 있겠습니까?  저는 잎지는 소리에 당신이 왔음을 압니다.

  초겨울 빈가지에 걸린 달빛이 홀로 외롭습니다. 바람이 불어 봄꽃이 피고진 다음  다른 꽃들이 더 이상 피지 않을때.. 능소화는 붉고

  큰 꽃망울을 터트려 당신을 기다릴것입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 산 짐승과 들짐승이 당신 눈을 가리더라도 금방 눈에 뛸 큰 꽃을

  피우렵니다

  꽃 귀한 여름날 그 크고 붉은 꽃을 보시거든 저 인줄 알고 달려와 주세요. 저는 당신이 떠나지 않았음을 압니다. 죽음이 사람을 갈라

  놓을 수 없음을 압니다

  차가운 냉기 속에서도 당신의 체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도 당신의 미소를 볼 수 있습니다 소쩍새 마저 잠든

  밤에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비를 타고 그대에게 머물렀던 시간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능소화의 아름다움에 빠져 마냥 행복한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야 절집 풍

  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여름타는 냄새가 빗줄기와 동행하고 숲길에 멀대 같이 자란 쑥 이파리도 따서 비벼보니.. 유년의 향수가 손끝에 밀려오며 쑥 냄새에

  고향 향내가 나는듯 합니다

  백접초 곱게핀 절집 풍경에서 잠시동안 행복한 유년의 시간을 되내임도 즐거움이고 기쁨이라.. 능소화 덕분에 산행을 하지못한 아

  쉬움을 잠시나마 잊을수 있어 난 행복했지요

  항아리 마다 보이지 않은 작은 소망을 하나씩 담아서 달아나지 못하게 두껑을 꼭꼭 닫아둔채  나도 저 항아리 속에 포장하지 않은

  소망을 담아 둘까?  비내리는 날에 누가 가져갈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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